프로스포츠로서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닌
MMA(Mixed Martial Arts, 종합격투기)는 "무엇이든 가능하다"라는 실전성과 날것 특유의 박진감을 무기로
무서운 속도로 현대 스포츠 시장을 잠식하였으며,
그 중심에는 현재 MMA 업계 1위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얼티밋 파이팅 챔피언십)이 있었습니다.
93년 처음 등장한 UFC의 흥행은 수많은 스타 파이터들과 그들이 보여준 명경기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30여 년의 역사 중 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최고)을 꼽는 것은 항상 MMA 마니아들의 논쟁거리인데요,
현 시점 GOAT에 가장 근접한 선수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시켜 드릴 선수는 바로 악마의 재능 "존 존스" 입니다.
이름: 조나단 드와이트 존 존스
(Jonathan Dwight Jon Jones)
출생: 1987년 7월 19일
국적: 미국
신장: 193cm(윙스팬: 215cm)
체중: 약 93kg
체급: 라이트헤비급 ~ 헤비급
전적: 29전 27승 1패 1무
(작성일 기준, https://www.sherdog.com/fighter/Jon-Jones-27944)
주요이력: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UFC 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의 파이팅 스타일을 간단히 추려보자면
① 인간으로서 이질적이라 느껴질 만큼
긴 팔과 다리를 활용한 원거리에서의 타격능력
② 강력한 레슬링 능력
③ 소름돋을 정도로 높은 파이팅 센스
세 가지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존 존스의 파이팅 스타일은 기본적으로 롱 레인지에서는 긴 리치를 활용한 레그킥이나 스트레이트성 펀치를 날리면서, 상대의 무릎 관절을 직접 공격하는 오블리 킥같이 변칙적인 공격 또한 자주 활용합니다. 미드레인지에서는 펀치나 킥 외에도 엘보우나 니 같은 위협적인 타격 옵션도 보유하고 있으며, 태클을 통한 테이크 다운 또한 가능합니다. 숏레인지에서는 그래플링 테크닉과 컨트롤 능력을 활용해 상대를 바닥으로 끌고 가고, 바닥에서 상대를 눌러 두는 그라운드 레슬링 능력까지 모두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춘 선수로, 정리해보자면 우수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타격과 그래플링에 모두 능하여 거리에 관계 없이 경기 운영이 가능한 웰-라운더 타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삼형제로 태어난 존 존스는 어린 시절 형제들과 미식축구를 즐겼습니다. 형 아서 존스와 동생 챈들러 존스는 미식축구를 계속하여 NFL까지 진출하였으나, 존 존스는 미식축구가 아닌 레슬링을 선택하였고 이내 생계의 문제로 종합격투기에 관심을 갖게 되어, 2008년 4월 프로무대에 데뷔하게 됩니다. 존스는 데뷔부터 UFC 입성 전까지 중소단체에서 총 6전 6승 무패의 전적을 기록하였는데,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2008년 4월 데뷔한 존스가 2008년 8월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무대인 UFC에 오르기까지 불과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2008년 UFC 87 안드레 구스마오라는 선수를 상대로 UFC에 모습을 드러낸 존 존스는 스테판 보너, 제이크 오브라이언에게 차례로 승리하며 자신의 존재를 팬들에게 알렸으며, "맷 해밀"이라는 선수에게 UFC에서는 금지된 버티컬(vertical, 수직) 엘보우 공격을 함으로써 반칙패하였으나 내용 측면에서는 사실상 승리한 경기였고, 이후에도 브랜든 베라, 마츠셴코를 상대로 연승하며 UFC 무대에서도 6전 5승 1패라는 우수한 성적을 기록합니다. 이후 2011년 UFC 126에서 체급 내 강자로 평가 받던 라이언 베이더마저 쓰러뜨린 존 존스에게 마침내 타이틀 샷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2011년 UFC 128에서 타이틀전을 치르게 된 존 존스.
상대는 프라이드FC부터 "쇼군(장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던 극강의 챔피언, 마우리시오 후아(Mauricio Rua)
당시 미 현지 도박사들은 2.75 대 1.47로
젊은 도전자 존 존스의 우세를 점쳤으나,
팬들은 모두가 이 젊은 선수의 실력이 과연 챔피언 쇼군에게도 통할 것인지 의심하였습니다.
역사적인 경기, 첫 라운드 시작 후 불과 몇 초만에 점핑 니킥으로 쇼군의 안면을 기습 타격하는 데에 성공한 존스.
존스는 긴 리치를 활용한 원거리 타격과, 엉겨붙은 상태에서의 그래플링 능력을 적극 활용하여 쇼군의 강점인 스탠딩 타격을 무력화하였고, 1 ~ 3라운드 내내 존스의 타격, 그래플링과 테이크 다운, 그리고 이어지는 그라운드 앤 파운드 전술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던 쇼군은 결국 3라운드 깔끔하게 적중한 존스의 바디 샷과 니킥에 그대로 바닥으로 고꾸라졌고, 레프리의 스탑과 함께 바닥에 탭을 치는 굴욕적인 장면까지 보이며 패배합니다.
존 존스는 이날 쇼군을 쓰러뜨리며,
23세라는 젊은 나이로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하였으며, 이는 아직까지도 최연소 UFC 챔피언의 기록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후 챔피언이 된 그는 마우리시오 후아와 함께 UFC 라이트헤비급의 사천왕이라 불리던 나머지 세 선수
"램페이지" 퀸튼 잭슨, "드래곤" 료토 마치다, "슈가" 라샤드 에반스를 차례로 제압하고,
이후 비토 벨포트, 차엘 소넨, 알렉산데르 구스타프손, 글로버 테세이라, 다니엘 코미어 등의 컨텐더들을 모두 꺾으며 8차 방어전의 위업을 달성하며, 말 그대로 UFC 라이트헤비급을 평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선수로서 절정의 기량을 뽐내던 존스를 막아선 것은 다름아닌 바로 그 자신(데빌)이었으니...
2015년 도핑 테스트에서 불법약물인 코카인 성분이 검출되며 논란을 일으킨 그는 같은 해 약물에 취한 상태로 차를 운전하던 중 3중 추돌 사고를 일으키고 도망치는 뺑소니 범죄를 저질렀으며, 그 피해자 중에는 임산부까지 포함되어 있어 존스의 뺑소니는 더 큰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각종 이슈들로부터 스타 파이터인 존스를 보호하던 UFC조차도 이는 감당할 수 없었고 결국 타이틀 박탈과 무기한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부과하였으며, 존스는 법정에서 18개월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습니다.
이후 2016년 4월 복귀한 존 존스는 UFC 197에서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와 타이틀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코미어가 부상으로 아웃되었고 공석이 된 라이트헤비급 잠정 챔피언 자리를 두고 오빈스 세인트 프릭스와 겨루어 판정승하며 잠정 챔피언에 오릅니다. 그 후 2016년 7월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의 복귀 일정에 라이트헤비급 통합 타이틀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존스가 또다시 도핑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며 경기는 무산됩니다. 이것으로 존스는 1년의 출전 정지 처분을 받습니다.
자숙 후 2017년 돌아온 존 존스는 복귀전에서 곧바로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와 타이틀전을 치렀고, 3라운드 하이킥을 적중시킨 후 연이은 파운딩으로 경기는 스톱(이후 또다시 약물 사용이 적발되며 해당 기록은 무효로 변경됨)
존 존스가 UFC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탈환합니다.
돌아온 챔피언 존스는 알렉산데르 구스타프손, 앤써니 스미스, 디아고 산토스를 차례로 꺾으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였으나, 강호 도미닉 레예스를 상대하며 레예스의 수준높은 타격에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결과에서는 판정으로 승리하였지만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후 2020년 8월 존 존스는 돌연, UFC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반납하며 한 체급 위인 헤비급으로 월장할 것임을 선언합니다. 이미 라이트헤비급의 탑 컨텐더들과 모두 겨뤄본 존스이기에 팬들은 내심 또다른 도전을 기대하고 있었고, 존 존스의 월장선언은 한 체급 위의 스티페 미오치치나 프란시스 은가누 같은 선수들과의 새로운 승부를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월장 선언 이후 3년이 지난 2023년
한층 커진 체격으로 나타난 헤비급의 존스는 은가누가 떠나며 공석이 된 UFC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두고 UFC 285에서 시릴 간과 경기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팬들은 존 존스의 헤비급 도전을 회의적으로 전망하였습니다.
헤비급에서는 압도적인 리치라는 존스만의 강점이 옅어졌고, 내츄럴 헤비급 체격이 아닌 존스가 헤비급에 맞춰 증량한 것인 만큼 예전의 움직임이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그리고 검증되지 않은 존스의 맷집은 헤비급의 타격을 버텨낼 수 있을지 의심을 품었으며, 3년이라는 공백기와 돌아온 존스의 나이가 선수로선 젊지 않은 30대 후반이라는 점도 팬들의 우려를 더하였습니다.
모두가 숨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진 존스의 헤비급 타이틀 매치. 존스의 테이크 다운을 경계한 시릴 간의 타격은 분명 위축되어 있었고, 이리저리 사이드 스텝을 밟으며 펀치를 꽂아넣을 틈을 엿볼 뿐이었습니다. 반면 옥타곤 중앙을 점유하고 압박하던 존스는 시릴 간이 날린 스트레이트 펀치를 피해냄과 동시에 허리를 감싸안으며 파고들어 백포지션을 얻어냈고, 등 뒤를 내어준 시릴 간은 무력하게 바닥으로 끌려갈 뿐이었습니다. 존스의 그래플링 연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릴 간은 속수무책으로 바닥에서 뒹굴려질 뿐이었고, 케이지를 등진 시릴 간에게 먹혀들어간 존스의 길로틴 초크.
시릴 간은 결국 그립을 풀어내지 못하고 경기는 종료됩니다.
그 결과는 불과 1라운드 1분 40초
존 존스는 UFC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하며, 다시 한번 위대한 역사를 써내려갑니다.
아직까지 현역으로 활동 중인 존 존스이지만
어느덧 그도 서른 중반을 넘어가며
이제는 위대한 여정의 종막을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가끔은 존 존스가 톰 아스피날이나 은가누 같은
젊은 선두들과의 경기를 피하는 듯한 모습을 볼 때면
저 또한 젊은 시절 존스의 패기 있던 모습이 그리워집니다.
옥타곤 외에서의 수많은 범법 행위와 불법 약물 복용혐의, 그리고 아이포킹 같은 잦은 반칙과 매칭 거부 이슈로
MMA 팬들에게 미운 털이 제대로 박힌 존 존스.
항상 논란이 꼬릿표처럼 따라다니는 선수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그가 종합격투기 선수로서 우리에게 보여줬던 도전하는 모습과 실력으로 증명하는 태도, 그리고 그가 만들어 낸 수많은 명경기들만으로도 이미
존 존스는 분명 MMA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MMA] 위대한 쇼맨 "코너 맥그리거" (1부) (3) | 2024.07.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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